시인이 사는 마을, 문경시 동로면 수평2리 정월대보름  시인이 사는 마을, 문경시 동로면 수평2리. 그 시인이 50호 마을의 이장이 되고 첫 세시풍속을 맞은 2월 5일 정월대보름.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마을이 떠들썩했다.
이 마을 박한구(68) 시인이 울산에서 귀촌해 올해 이장이 되고, 어떻게 하면 옛날처럼 마을 사람들이 오손도손 잘 살 수 있을까 궁리해 어릴 때 보았던 정월대보름잔치를 열기로 마음먹었다.  잔치 이름을 ‘수평2리 정월대보름맞이 한마음대잔치’로 정해 이름 자체에 행사의 뜻을 다 담았다.
이른 아침 동수나무에 고사지내는 것을 시작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먹고, 마시고, 춤을 추도록 했다.  녹슨 풍물을 꺼내 오랜만에 메구를 치고, 마을회관 마당에 지신을 밟았다. 그리고 입담 좋은 젊은 사람을 사회자로 정해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신식 노래방기기로 노래를 크게 틀고, 마을 사람들이 손을 잡고 강강술래로 마당을 돌며 춤을 추었다.
초고령 마을의 남녀노소가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손을 잡고, 조금은 어색하면서도, 평소 해보고 싶었으나, 해보지 못한 서로의 정을 확인하면서 자리는 점점 더 서로 함께 살고 있다는 마음에 벅찬 감동이 차올랐다.  그리고 만세 3창. 수평2리 만세다.
박한구 이장은 “이장이 되면서부터 산 좋고 물 좋은 무라이마을의 인심을 산과 물과 닮도록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다.”며, “한 달 이상 이 잔치를 준비하면서 더욱 마을과 마을 사람들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경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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